[칼럼] 선 하나에 담긴 초심, ‘결과’를 넘어 ‘과정’을 읽다안산작가회展_‘드로잉’으로 초심을 돌아보다 오프닝오프닝 작가들의 소감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는 흔히 완성된 결과물 앞에 서게 된다. 정교하게 정돈된 색채, 균형 잡힌 구도, 고민 끝에 매듭지어진 형상들은 작가가 도달한 예술적 결승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진정한 예술적 울림은 종종 그 완벽함 뒤에 숨겨진 ‘망설임’과 ‘직관’, 그리고 ‘생각의 흔적’에서 피어난다.
지난 9월 6일부터 12일까지 안산시 중앙동 아트스페이스 NEO에서 열린 【안산작가회展_‘드로잉’으로 초심을 돌아보다】는 바로 그 생생한 과정의 예술을 마주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안산 미술의 태동과 성장을 함께하며 오랜 시간 지역 미술의 버팀목이 되어온 중견 작가 8인(마윤길, 박국현, 박신혜, 안예환, 이규승, 이미선, 하진용, 황기선)이 한곳에 모여 회화와 조형 언어, 그리고 드로잉을 선보였다.
올해로 11번째 전시를 맞이한 안산작가회의 이번 초대전이 특별했던 까닭은 ‘드로잉(Drawing)’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 있다. 본래 드로잉은 완성을 위한 밑그림이나 스케치, 혹은 연습의 과정으로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현대미술에서 드로잉은 단순한 준비 단계를 넘어선다. 손의 움직임과 찰나의 감각, 선 하나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순수한 사유 그 자체로 독립된 하나의 완결된 장르다.
전시장에 놓인 완성작과 드로잉을 함께 바라보는 경험은 관람객에게 ‘작품을 보는 즐거움’을 넘어 ‘작가의 내면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정제된 완성품에 도달하기까지 작가가 마주했던 고민과 원색적인 열정이 선 하나하나에 날것 그대로 살아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중견 작가들이 자신의 예술적 초심을 돌아보는 고백이자, 관람객과 나누는 진솔한 대화였다.
전시의 시작을 알린 9월 6일 오프닝 현장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마윤길 회장은 참여 작가들에게 전시 소감을 묻는 한편, 지역 미술의 저변 확대와 안산작가회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답하듯 회원 작가들은 저마다의 소견과 예술적 지향점을 솔직하게 나누었고, 각지에서 찾아온 예술인들과 함께 안산은 물론 한국 미술의 발전을 다짐하는 뜻깊은 교류를 가졌다.
한 지역의 문화적 깊이는 그 지역의 시간을 지켜온 예술가들의 축적된 에너지에서 나온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8명의 작가가 우정을 다지며 만들어낸 이번 전시회는 안산 미술계가 쌓아온 우직한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끊임없이 새로움을 모색하는 현재의 창작 정신을 여실히 증명해냈다.
완성된 결과보다 사유의 과정을 조명하며 초심을 되새긴 이번 ‘안산작가회展’. 선 하나의 흔적 속에서 예술의 진정성을 찾아낸 이들의 걸음이 앞으로 안산 미술계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사뭇 기대된다.
미디어뉴스타임 최병군 편집국장
전시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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